글을 쓸때
이곳저곳 소설사이트 기웃거리다보니

역시 글 쓰는데에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원래는 쓰는것보단 읽는쪽이지만.



그래도 인생항로가 앞으로도 계속 쓰지 않을수 없는

입장이고(소설 아님...)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이제 글을 쓰는데에 초보 딱지는

겨우겨우 뗀 처지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잘쓸까나?'하고 생각해보는

경우도 가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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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30분, 어느덧 사색은 제멋대로 튀는 망상으로 변하고,

그것은 몇몇 글들에 대한 격판으로 바뀌었다.



그 격판 한줄 끄집어내 보니, 이렇게 써 있더라.


'글 쓸때, 등장인물에 자기대입화 하는 작가는 망한다!'


...내 생각이지만 제법인걸?


흔히 중견 이하의 작가들이 많이들 저지르는 실수다.

아니, 실수라고 생각한다.(겸손)


글 뿐만 아니라 애니든 영화든, 작가의 '욕망'이나 '환상'을

그대로 대신해주는 캐릭터가 있으면, 금세 글이 시들어버리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사실 글이야 작가나 독자의 욕망이나 환상, 혹은 의견을 위한

것인데 뭐가 문제인가, 한다면 그것과는 다르다.

작가가 독자들에게 교훈을 주거나, 혹은 즐거움을 주게 하기

위해 글을 쓰는건 언제나 글 자체가 도구가 되는 법이다.

비참한 현실과 그 속의 불행한 주인공으로 교훈을 주든,

구름 위에서 사는 행복한 환상을 선사하여 즐겁게 하든 말이다.



그러나 캐릭터에 자기대입화를 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그 경우는, 다름이 아니라 작가들이 글 전체를 주도하여

무언가를 위한 이야기를 꾸미는 게 아니라, 글 속에 빠져서

즐기는 나머지, 스스로의 주제의식이 사라지는 것이다.

자주 제기되는, 판타지 소설을 쓰는 초보 작가들이 늘

발목이 잡히는 건(혹은 처음부터 그랬다던가)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 '세계'를 꾸미는 게 아니라

자신이 놀기 위한, 또는 자신이 노는 '세계'를 꾸미고

있는 것이다. 속칭 자위용 소설이 그렇다.



그런데 그 점은 비장하고 진지한 소설이든, 판타지 소설이든

다를 게 없다. 굳이 말한다면 즐거움을 위한 소설이

작가가 그런 함정에 더 쉽게 빠진다고 하겠지만, 제대로

진지하게 글을 쓰려고 하시는 분들도, 자주 이것때문에

처음에는 진지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가도, 어느덧

자신이 만들어놓은 '비장한' 세계에 빠져들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알수없게 되버린 경우도 많이 봤다.

저 해리포터좀 보라. 해리포터는 내용이 점점

공감이 갈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해리포터의

세계만에 갇힌 이야기가 되간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해리포터 세계 자체가 워낙 세상의 공통분모니 원. (사실은

그게 이 글의 요점이었을지도...) 거기다

작가의 필력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니까 말이다.(영어판)

그래도 작가는 자신의 글이, 해리포터라는 폐쇠된 세계에서만

즐기는 게 아니라 세계급으로 전 세계의 공감을 줄

한편의 '동화'를 만들 기회를 스스로 저버려 안타깝다.

지금의 해리포터에게 백설공주와 신데렐라가 될 기회는

진작에 물건너 갔다.

뭔 마조히즘의 문학이니 떠드는걸 본인이 굳힐 셈인지

매편마다 혼자 쓰면서 혼자 울고 있는지 끝부분에는

늘 공감도 가지 않는 비극을 집어넣는지 원...



어느 글이든, 작가에게는 말하고 싶은 의견이 있고,

그에 담긴 욕망이 있다. 힘쎄져서 미인에 부자가

되는 먼치킨이든, 사랑과 평화로 가득찬 세계를 바라든

마찬가지다. 그러나 글을 쓰려면 작가에게는

캐릭터가 자신이 되어, 그가(작가가) 원하는 대로

책 속의 세상이 움직이기를 바래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작가에게는 글 속의 어떠한 캐릭터든 한발자국 떨어져서

보는 냉정함이라는게 필요하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의 글에서 살인을 한 주인공이

된 채로 변호사나 소냐에게 변명을 하지 않았다.

그는 주인공에게 살인을 하게 해서 그 스스로

변명하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의 욕망대로 용서받지 않고

제목대로 벌을 받았다.
by 모직물 | 2005/10/13 21:04 | 잡담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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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한무제 at 2005/10/13 22:26
120% 공감합니다. 읽으면서 뜨끔한 부분도 적지 않게 있었습니다. 사족이지만, 자위용 글도 문제지만, 그에 대한 안티 의식으로 글을 쓰는 것도 역시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픽션이 없다, 카타르시스가 부족하다.....제가 완결낸 최근작을 사부 되시는 분께 보여드렸더니 받은 평입니다.orz) 결국에는 벨런스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작가들이 글 전체를 주도하여 무언가를 위한 이야기를 꾸미는" 이 부분을 오늘의 핵심으로 체크하고 갑니다.ㅎㅎ
Commented by 모직물 at 2005/10/15 20:24
음...안티 의식으로 쓰는것도 문제...이번에는 제가 뜨끔할 차례(쿨럭)
아, 그러고보니 한무제님의 포스팅과 겹치는 내용이군요. 노린것도 아닌데 끼어든 듯한 느낌입니다^^;;
Commented by 예웅 at 2006/07/13 12:38
음..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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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갑니다/.
by 퍼감 at 07/16
ㅠㅠ 저도 73ㅁ까지만들..
by 서준열 at 06/17
음.. 잘 보고 갑니다.
by 예웅 at 07/13
ㅎㅎ~ 한무제 폐하도 ..
by 모직물 at 10/30
같은 결과로군요. 맞습..
by 한무제 at 10/28
...'지식'은 있어도 '지..
by 한무제 at 10/27
음...안티 의식으로 ..
by 모직물 at 10/15
120% 공감합니다. 읽으..
by 한무제 at 10/13
흠...그렇군요. 좋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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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계급이 세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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